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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남현수야!
서른 중반의 아이돌 스타 출신의 남현수, 10대 소녀팬들의 마음을 뒤흔든 최정상 아이돌이자 팬들의 영원한 우상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라디오를 진행하며 청취율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타. 라디오에서 사연을 소개하는 코너에 매일같이 자신의 사연을 보내는 사람이 있었으니, 사연을 보낼 때마다 이어지는 이야기로 어느새 청취자들도 황정남이 보내는 사연에 궁금증을 가지게 되고 황정남이라는 인물이 누구인지는 꿈에도 모른 채 라디오에서 황정남이 아버지를 찾고 있다는 사연에 아버지를 직접 찾아가라고 조언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뒤, 한 여자아이(황정남)와 꼬마 남자(황기동) 아이가 현의 집 앞으로 찾아오게 되고 불쑥 나타나 당황스러운 상황을 피하고자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황정남과 황기동을 집으로 들여보내게 된다.
딸... 이랑 손자라고?
무작정 자신이 현수 본인의 친딸이라고 말하는 황정남. 정남은 어릴 적 외가댁에 놀러 가 그 옆집에 살던 누나(황보경)와 현수 사이에서 속도위반으로 태어난 아이였고 정남도 고등학생 때 남자 친구와의 속도위반으로 기동이를 낳은 것이었다. 친딸로도 모자라 손주까지 보게 된 현수는 엉망진창이 된 상황들을 해결해보고자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일단 본인의 친딸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하고자 하지만 일반 병원에 검사를 의뢰하면 분명히 언론에서 물고 늘어질 것이 뻔하기에 자신의 친구가 하는 동물병원에서 피를 뽑아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는 완벽한 자신의 친딸이라는 유전자 검사결과지를 받게 된다. 좌절도 잠시, 어쩔 수 없이 현수, 정남, 기동이 함께 현수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하게 되고, 현수는 연예인이라는 위치에 있기에 이 사실들이 들통날까 봐 밖에 돌아다니거나 누가 물어보면 먼 친척이라고 말하라며 입단속을 시킨다. 이따금씩 고향에 집을 얻어줄 테니 고향으로 내려가지 않겠냐는 회유에도 끄떡없는 정남이와 기동. 결국 현수는 정남이와 술잔을 기울이며 정남이가 취한 틈을 타 고향에 내려가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려 하지만 자신보다 주량이 센 정남이가 오히려 이 기회를 틈타 현수에게 연말까지 집에 있게 해 달라는 약속을 받아낸다. 한편, 정남은 자신의 꿈이었던 가수가 되기 위해 자신의 아버지인 현수가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진행하는 노래자랑 코너에 황제인이라는 본명으로 참여하여 노래를 부르게 되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오디션 본선에 진출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된다. 라디오 출연을 통해 점점 방송에 출연하게 되는 횟수가 많아지게 되면서 현수는 자신과 정남의 관계가 밝혀질까 봐 초조해한다.
미혼모도 꿈이 있어요.
현수는 정남이 계속해서 매스컴에 노출되면 자신과 정남의 관계가 들통나는 것은 시간문제였기 때문에 정남에게 오디션에 나가지 말 것을 권하지만 정남은 오디션에 나갈 마음을 접지 않는다. 자신의 울분에 못 이겨 폭발한 현수는 정남에게 화를 내며 도대체 어떻게 자라왔느냐는 막말을 내뱉고 가만히 듣던 정남은 아버지 없이 자란 아이라서 그런다며 미혼모에게도 꿈이 있음을 말한다. 다음날, 전날 정남에게 화를 냈던 게 마음에 걸린 현수는 앞으로 둘 다 바빠질 테니 기동이를 유치원에 보내자고 제안하고, 유치원에 처음 등록하러 간 날 현수는 유치원 원장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기동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준 후 정남의 라디오 출연이 있는 날, 스태프들은 뒤에서 정남의 촌스러운 스타일을 뒷담 화하고, 남자 스태프들이 정남을 가지고 성적인 농담을 하는 것을 듣게 된 현수는 스태프들에게 버럭 화를 낸다. 그렇게 며칠이 흐른 뒤, 기동이가 유치원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핑계로 유치원 원장을 보기 위해 유치원에 방문한 현수, 하지만 유치원 원장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이들이 기동이가 꼬질꼬질한 옷을 입고 촌스럽다는 이유로 같이 놀아주지 않는다는 것. 반에서 기동이만 무리에 끼지 못하고 동떨어져 홀로 앉아있는 모습을 본 현수는 무언가 마음속에서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고 그대로 기동이와 정남이를 데리고 백화점으로 향한다. 백화점에 들러 머리부터 발 끝까지 정남이와 기동이를 변신시켜주며 뿌듯해하는 현수. 점점 아이들이 가족처럼 느껴진다.
기동이의 아빠는 누구?
그렇게 서로에게 적응해가며 점점 가족애를 느끼게 되고, 정남이도 라디오 출연을 무사히 마치게 되며 본선 진출 방송을 준비하게 된다. 보이는 라디오에 출연하게 된 정남을 보게 된 정남의 옛 연인 상윤, 상윤은 무작정 정남을 찾아가게 되고 둘은 다시 만나기 시작한다. 정남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상윤은 어느 날 몰래 정남의 뒤를 쫓아가다가 현수와 정남이 같은 집에 들어가게 되는 장면을 보게 되고 그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둔다. 얼마 후 현수는 유치원 원장에게서 기동이가 피아노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것을 계기로 유치원 원장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게 되며 현수와 기동은 한층 더 가까워지게 된다. 한편 상윤은 정남과 만나는 중에도 현수와 함께 같은 집으로 들어간 그 순간이 잊히지 않아 정남에게 따져 묻게 되고 예전과 똑같은 모습에 실망한 정남은 상윤에게 이별을 고한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윤은 정남의 집으로 찾아오게 되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뒤 현수는 정남에게 나는 딸을 원한적이 없다는 모진 말을 쏟아내게 되고 그 길로 정남과 기동은 짐을 싸서 현수의 집에서 나가게 된다. 며칠이 지나고 현수는 라디오를 통해 정남이에게 자신의 진심을 말하며 꿈만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라디오를 들은 정남은 오디션 결승 무대에 출연할 결심을 하지만 결승전이 열리는 날 기동이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 정남은 현수에게 기동이를 찾아달라고 애원한다. 무엇보다 방송이 중요한 현수였지만 딸의 간절한 부탁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동이를 찾는데 협조하지만 결국 경찰서까지 가게 된다. 경찰서에서 상윤과 만난 현수와 정남, 상윤은 다짜고짜 현수의 멱살을 잡으며 언제 애까지 만들었냐며 정남이를 힘들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한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정남은 기동이 아빠는 이 사람이 아니라 너라며 상윤에게 소리친다. 결국 기동이의 친아빠와 정남의 친아빠가 모두 밝혀져버린 상황, 우여곡절 끝에 기동이와 재회하였지만 경찰서가 혼란한 틈을 타 기자 한 명이 신문에 이 사실을 기사로 쓰게 되고 현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것을 고백하고자 한다. 기자회견 당일, 정남과 현수의 관계를 폭로한 기사를 올린 기자가 다른 연예인에게 보복성 폭행을 당하며 현수의 기자회견은 흐지부지 마무리된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기자회견 이후, 현수는 유치원 원장과 만나기 시작했고 정남이 현수의 딸이라는 기사는 오히려 현수에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 가족을 책임지는 가정적인 이미지로, 연예인으로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여 광고에 출연하는 등 연예인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고 정남과 기동, 그리고 현수가 함께 크리스마스에 유치원에서 공연을 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박보영이 거의 신인 시절일 때 찍었던 드라마로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 신선한 소재와 곳곳에 숨어있는 코믹스러운 요소 등, 내 취향을 저격한 영화였다. 개봉한 지 꽤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주연배우들의 풋풋한 모습을 감상하며 영화 스토리적으로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로 혹시 아직도 보지 못하신 분들이 있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